오늘 이런 글을 보았다.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은 사실 애플 매니아들에게는 잡스보다 더 존경을 받는 사람입니다(저는 80년대초 애플을 처음 알게 된 때부터 워즈니악을 더 좋아했습니다). 그 사람이 최근 자서전을 냈습니다. 제목이 재미있습니다. "iWoz: From Computer Geek to Cult Icon: How I Invented the Personal Computer, Co-Founded Apple, and Had Fun Doing It". 읽으면 "나는 옛날에..."(I was)랑 똑같이 들립니다.


워즈니악은 말합니다. 자신의 설계 철학은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것은 창조하라"(Create what you want to use)라고. (가이 가와사키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워드 커닝햄에게 물었습니다. 당신 같이 위대한 프로그래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는 작지만 유용한 프로그램들을 매일 작성할 것을 추천합니다. 누군가가 똑같거나 혹은 더 나은 걸 이미 만들었다는 데에 절대 신경쓰지 마세요. 유용성과 복잡성 간의 균형 감각을 얻기 위해서는 당신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의 유용성을 직접 느껴봐야만 합니다. --워드 커닝햄


정말 감동적인 말입니다. 그는 크고 불필요한 설계를 가끔 생각해볼 것을 추천하지 않았습니다(Write Small But Useful Programs Everyday를 다 반대로 뒤집은 말입니다).

계속 개선하면서 최소 1년 이상 써오고 있는 자작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만약 그렇지 못하면서, 남들이 1년 이상 써줄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 기대한다는 것은 어딘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저는 프로그래머를 뽑을 때 다음과 같은 질문들은 꼭 하려고 합니다:

  • 업무상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프로그램은 아닌데, 자신의 업무를 보조하기 위해 만들어 쓰는 프로그램으로 어떤 것이 있습니까?
  • 업무 외로 자신의 삶을 위해 프로그래밍해 쓰는 것이 있다면?
  • 올해 들어 자신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 몇 가지인가요?
  • 자신이 가장 가치를 느끼는(혹은 느꼈던) 자작 프로그램을 보여주세요.

자신이 직접 사용자의 역할을 해본 프로그래머들은 단순함의 가치를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어떤 소프트웨어가 진정한 가치를 주는지 몸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프로그래머들이 1000줄에서 얻을 가치를 이 사람들은 10줄에서 얻어 냅니다. (하지만 계속 뭔가 자기를 위해 만들어 내지만 완성한 것도 드물고, 또 1년 이상 개선시켜 가며 써본 것이 하나도 없는 프로그래머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여러분은 오늘 자신을 위해 무엇을 프로그래밍 하셨습니까?


출처 : http://agile.egloos.com/2807583


이 글을 본 다른 여러 개발자의 반응과 마찬가지로 나역시 부끄러움을 느꼈다.

난 프로그래밍을 좋아한다.
저 글을 보면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건 프로그래밍인가?
라는 의문을 느낀다.

그래서 좀 더 깊이 생각해보기로 했다.
먼저 프로그래밍의 좋은점을 생각해 보자.

가장 먼저 내가 한 프로그래밍에 의해 결과물이 나왔을때
그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럴때는 코드를 아무리 보고있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또하나 좋은점은 그런 코드를 남이 보고 그걸 알아줄때 이다.
이럴때에도 뿌듯함을 느낀다.
어떤책에서 인정중독 에 대해서 읽은적이 있다.
그걸 읽으면서 정말 내얘기라고 공감했었는데 그게 이런데 나타난다.

물론 좋은점만 있는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싫은점은 무엇일까?

내가짜지않은 코드를 본의아니게 이해 해야 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실 프로그래머라면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겠지만 이일은 나에게있어 스트레스다.

또 한가지는 어떤 프로젝트의 프로그래밍을 처음 시작할때 막막한 답답함을 느낀다.
이것이 정리되어 간다는 것을 느낄 때에는 다시 쾌감을 느끼지만 그 전 까지는 답답함의 연속이다.

개발자는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 두려워 하지않고 공부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러나 이렇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니 그 생각은 그저 자기보호 본능에 의해서 나온것 이었다.

나는 두려워 하고있었다.
새로운 기술을 또... 새로운 변화를...


"하지만 계속 뭔가 자기를 위해 만들어 내지만 완성한 것도 드물고, 또 1년 이상 개선시켜 가며 써본 것이 하나도 없는 프로그래머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위 글에서 이 말이 자꾸 걸린다.
나를 위해서 만든 프로그램이라면 그래도 몇가지 있긴하다.
그러나 그걸 쓴 적은? 없다.
왜냐하면 완성 했을때의 그 희열감을 느끼고 나면 다른 무언가를 다시 찾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 프로그램은 방치 상태가 된다.
업그레이드가 전혀 안 되는 것이다.

그러고는 또 다른걸 만든다.
이러다 보면 만들다 중도에 포기하는 것도 많이 있다.
그러고는 접어두고.. 이러고를 반복하다 보면 시작하기가 두려워진다.
다시 시들해 질까봐…
 
오늘은 다시 시작해보자 작은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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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anix 2010. 2. 9.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