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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이제 대관령을 넘어 강릉에 가기만하면 되는것이다.

어제 일기예보에 오늘은 날씨가 좋을꺼라고 한다.

딱 좋다.

그래도 대관령 아닌가.

아껴두었던 목티까지 꺼내입고 완전무장을 하고서야 길을나선다.

오늘은 8시쯤 길을 나섰다.



길을 가던도중 할머니가 말을건다.

할머니 : 학생 스키타러가?
나 : 아뇨
할머니 : 그럼 어디가?
나 : 강릉에가요.
할머니 : 차타고 가려면 이쪽으로 가면 안되는데..
나 : 걸어가요
할머니 : 에휴~~ 왜그래?
  운동 하려고 그러는거지?
  왜그리 힘든일을 한데~~

왜그리 힘든일을 할까?

솔직히 운동하려고 이러는건 아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그러지 않았나?

왜?

난 여행을 하면 무언가 얻을꺼 같았다.

그것이 자아 라는 것일수도 있고, 일종의 과시욕 일수도 있다.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건 나를 좀더 믿을수있게 되었다는것이다.



횡계를 벗어나 대관령에 들어섰다.

정상에 가니 풍력발전기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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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저 멀리서 작게만 보였던게 내앞에 이렇게 크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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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우주로 날아갈꺼같은 비행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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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강릉시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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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몇번봤던 대관령 비석이 보인다.

비석 뒤쪽으로 보이는 경관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저 멀리 강릉시내와 바다가 보인다.

그런데 비석 뒤쪽은 낭떠러지 였는데..

아무 안전시설이 없었다.

게다가 얼음도 얼어있어서 살짝 잘못 딪어도 바로 낭떠러지 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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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도 찍는데 상당히 살벌했다.



대관령을 내려와 강릉시내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지점

여기는 내가 익히 아는곳이다.

낯선곳을 벗어나 익숙한곳에 발을 들였을때의 반가움이란..

정말 잊고있었다.

마음을 쉴때가 있다는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정말 모르고있었다.



조금더 갔더니 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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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이다.

나 제대로 온거 맞지?

기쁘다.



이제 힘이난다.

익히 아는 도로를 거쳐 익히 아는 우리동네 비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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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날을 지나온 비석이었지만 오늘만큼은 감회가 새로웠다.

눈물이 핑돈다.

이젠 알거같다.

어떤일이든 한걸음 한걸음 착실히 가면 끝까지 올수있단것을..

그건 당연한거잖아!

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렇게 절실히 느껴본건 처음이다.



집이란 참 편한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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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anix 2007. 2. 18. 21:54
오늘 목적지는 횡계다.

원래는 진고개를 넘어 주문진 쪽으로해서 집에 가려고 했으나,

대관령을 넘는게 더 효율적인거 같아서 경로를 급수정 했다.

또한 이쪽으로 가게되면 하루 단축할수도 있다.



일단 길을 나섰는데 표지판이 헷깔린다.

결국 고속도로로 들어와 버렸다..ㅡ.ㅡ;

저 옆에 6번 국도가 보이지만 넘어갈 방법이 없다.

일단 걷기로 했다.

고속도로는 원래 도보로 통행하는게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직접 걸어보니 갓길이 거의 한차선 만큼이나 넓게 되어있어서

걷기가 상당히 편하다.

지금까지 걸었던 6번국도는 갓길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걷고있는데 뒤에서 싸이렌 소리가 울린다.

이크.. 올것이 왔구나..

고속도로 순찰대 아저씨 두명이 차에 타란다.

일단 탔다.

그아저씨들 말인즉슨

IOC 실사단이 올때가 됬는데 나때문에 발칵 뒤집혔단다.

솔직히 내가 잘못한건 인정하겠는데 IOC 실사단이랑 뭔상관이란 말인가?

실사단이 차타고 가다가 고속도로에 걸어가는 사람을보면 탈락시키기라도 한단말인가?

이해 할수 없다.


어째껀 그 아저씨들은 또 고맙게도 내가 아침먹으려던 휴게소를 한참 지나서 세워줬다.ㅡ.ㅡ;

뭐 아침은 어쩔수 없지.

그나저나 이번에 약 2분간 차에 탔던것으로

내 도보여행에 오점이 남게 되었다.

이런..ㅡ.ㅡ;



분명 방금전까지 속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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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남았었는데...

약간 더 걸었는데 속사가 나왔다.

순간 당황했다.

순간이동 한줄 알았다.

갑자기 차에탔더니 속도에 적응이 안됬나 보다.

어째껀 아까 못먹은 아침을 여기서 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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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진부로 들어섰다.

횡계로 가려면 진부시내를 가로질러 국도를 타고 가야한다.

일단 진부 시내에 들어왔는데..

길이 좀 복잡하다.

마침 옆에 경찰서가 보여 들어 갔더니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

신기하게도 그분이 내 고등학교 선배님이 었다.

그래서 음료수도 하나 주신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 다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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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강릉이 하루 거리에 들어왔다.

이제 정말 내일이 마지막날 이라는게 실감이 난다.

횡계 까지도 4KM 밖에 안남았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봐선 저정도 남았으면  시가지가 보일법도 한데..

전혀 안보인다.

이번에 거리표지판은 에누리가 없나보다.


드디어 횡계 시내 도착!

지금까지 잘 와준 나를 축하하는 의미로 다과회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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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흣 이젠 혼자해도 별로 이상하지 않다.

여관에 들어왔는데 이상하게 전처럼 피곤하지 않다.

그리고 내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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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anix 2007. 2. 18. 21:35
어젯밤에 들던 그 회의와 좌절감들은 사라졌다.

우울함은 마음의 장난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장난" 에 놀아 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나도 어젯밤에 포기할뻔 했으니까...


엄마 아빠가 차례로 전화한다.

기뻣던건 그렇게 반대 하셨었는데 이젠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내가 실패하면 가장 먼저 슬퍼하실분들이 아닐까 싶다.


어젯밤 눈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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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제보다 확실히 추웠다.

내복을 입고, 모자를 쓰고, 장갑을 꼇다.

목티는 대관령을 위해 남겨놓았다.

처음엔 몰랐는데 태기산에 올라서자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이거 상당히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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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눈때문에 경치는 장관이었다.



해발 980m

서울에서 올랐던 관악산이나 북한산보다 높다.

뭐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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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평창군으로 들어섰다.

이번에 2014년 동계 아시안게임인가를 개최한다고,

가는 곳곳마다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솔직히 나는 다른사람일인냥 무관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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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원래 봉평까지 가려고 했으나 도착해보니

너무 이른시간이어서 장평까지 갔다.

그 여파로 지금 다리가 무지하게 아프다.

약국에서 파스를 사서 붙혀 줬지만 아픈건 마찬가지다.

오늘도 어제처럼 찜질을 좀 해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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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anix 2007. 2. 18. 21:29

여정의 딱 반이 지났다.

아침먹고 나오는길에 땅끝마을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도보여행 한다는 사람들을 만났다.

정말 반가웠고 신기했다.

여자분 2명 이었는데 하루에 30~35km 를 걷는다고 한다.

놀랐다. 빡세지 않나?

나도 그정도 가고 있지만 정말이지 너무 힘들다.

어째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헤어졌다.

서로 방향이 틀린 도보여행자가 가운데서 만난다는게 과연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런.. 연락처라도 물어볼껄 그랬다.

뭐 이미 멀어졌으니 어쩔수 없다.



그분들과 헤어지고 나서 걷기 시작했다.

오늘은 둔내까지 갈 예정인데 29km 정도 남았다.

좀 빡셀꺼 같다.


1km 마다 보이는 거리 안내 표지판을 따라 하염없이 걸었다.

다리가 아팠다.

이상태로 다리가 끝까지 버텨줄지가 의문이었다.

초반에 무리해서 그런가?

아니면 이정도 아픔은 도보여행자들에겐 정상인가?

지금 생각엔 분명 정상은 아닌거 같다.



중간에 황재 라는 고개를 넘었는데 이런 경고문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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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하면 안버릴꺼같다고 생각하긴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왜 저사람이 정한 기준에 모두가 맞춰야 하는지가 의문이다.

잘못된건 맞지만 좀 심한거 같다.



황재를 넘어서니 드디어 거리가 한자릿수대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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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골인!

눈이 풀풀 날리고, 날은 춥고, 다리는 무지하게 아프고,

이 고통 끝까지 참아낼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늘은 정말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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