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메인에 뜬글을 무심코 읽어봤는데 공감가는 부분이 무지하게 많다.

출처는 http://movie.naver.com/movie/board/review/read.nhn?st=userid&sword=koh1203&nid=662797&navertc=6





이 시대의 모든 트루먼을 위해서


쓸데없는 생각일진 모르겠지만 필자를 비롯해서 여러분들 중에도 여지껏 살아오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분들이 있을까. 이 세상이라는 곳이 바로 나를 중심으로 흘러간다는 생각. 내 주위의 가족들, 이웃, 친구들, 그리고 내 주위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이 나를 위해서 준비되고, 함께 움직여 간다는 생각을 말입니다. 즐겁고, 괴롭고, 외롭고, 행복한 모든 감정들도 모두가 나를 위해 준비된 모든 장치인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없었습니까.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면, 이 행복을 위해서 힘들었던 시간이 존재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고, 힘든 순간이 다가오면 앞으로 다가올 장미빛 미래가 더욱 반갑게 느껴지도록 하기 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들 말입니다.


각자의 인생이란 것 자체가 어찌보면 한편의 영화나, 연극처럼 드라마틱한 많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내포하고 있음을 상기하면 위에서 언급한 말이 비록 허황된 이야기같지만 어차피 인생이란 건 그 자신이 주인공이란 점을 생각하면 무조건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치부하기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막힌 삶을 실제로 경험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트루먼 버뱅크라는 인물입니다. 실제로 그의 주위 인물들, 그리고 주위 모든 사물들이 그를 위해서 존재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본인만 그 사실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 트루먼 쇼는 그 아이디어가 무척이나 참신하며 기발한 영화입니다. 한 남자가 태어나서부터 30살이 다 되어가도록 거대한 스튜디오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전세계의 시청자들이 본다는 것, 당연히 그의 주위 인물들도 오랜동안 그 프로에 장기출연중이며 모든 세트들 또한 트루먼이 성장해감에 따라 트루먼 몰래 약간씩의 변화를 주어갑니다. 하지만 감쪽같이 전세계 시청자들의 사랑속에 스튜디오 속 삶을 살아왔던 트루먼이 점차 진실을 알게되며, 스튜디오 바깥 세상으로 나가게 된다는 스토리의 이 영화는 분명 현실적으로는 존재하기 힘든 이야기입니다. 멀쩡한 한 남자를 스튜디오 안에 가둬놓고 정작 본인만 모른 채 시청자들의 구경거리로 만든다는 것은 분명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일부 이 영화를 비판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보면 이러한 점에서 이 영화를 비판하는 분들이 대다수이더군요. 하지만 이 스토리는 영화입니다. 현실에선 존재하기 힘들지만 얼마든지 상상이 가능하고, 표현이 가능한 영화임을 감안하면 너무 편협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이 가끔 보입니다.


이 영화 트루먼 쇼는 여러 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혹자는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표현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혹자는 거대한 미디어에 의한 경종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 영화라고도 표현합니다. 물론 필자 또한 그분들의 의견에 절대 공감합니다. 남들과 다름없이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주인공이 어느 순간부터 그의 삶이 조작되었으며 제한된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느낀 순간, 그의 주위에 존재했던 그 모든 것들이 거짓이며 철저하게 계산된 인생을 살아왔음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트루먼은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하게 됩니다. 쇼의 주인공이었지만 스스로의 자유의지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의 인생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비록 트루먼처럼 거대한 스튜디오안에 갇혀 사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네 삶도 어찌보면 지구라는 거대한 스튜디오안에서 예정된, 계획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물론 이 세상이 지구라는 거대한 스튜디오라는 다소 극단적인 쪽으로 생각한다면 왠지 무서운 생각도 들긴 합니다. 아무리 인생이란 게 개척하기 나름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엄밀히 생각해보면 다 정해져 있는 인생중에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드는군요. 그렇기에 인간들은 차라리 그 운명을 모르고 사는게 더욱 마음이 편할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자신의 운명을 안다면 얼마나 이 삶이 재미없겠습니까. 마치 자신의 운명을 알았을 때 좌절했던 트루먼 처럼 말입니다.


이 영화속 내용처럼 극단적이진 않지만 실제 우리들의 삶도 트루먼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구촌 어느 한 구석에서 일어나는 일도 금방 알 수 있고, 지구 반대편에 사는 누가 무슨 일을 했다더라하는 이야기가 금방 전세계의 이슈가 되는 것은 이제는 너무나도 흔한 일입니다. 과연 여러분들은 얼마나 스스로의 자유의지대로 살고 계십니까. 물론 트루먼처럼 여러분들 주위의 모든 것들이 가짜일리는 없지만, 과연 여러분들은 쇼가 아닌, 본인의 리얼 라이프를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계십니까. 주위의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생각은 멋지긴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의 관심사가 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본인의 리얼 라이프가 아닌, 쇼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거대한 스튜디오를 눈물겹게 탈출하려는 트루먼처럼,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트루먼처럼 본인의 자유의지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트루먼들이여. 스튜디오 밖으로 박차고 뛰쳐나오십시요.


우리네 인생이 정해지고 정해지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를 따라서 살아가는, 각박하게만 느껴지는 황량한 이 세상에서 신음하는 수많은 트루먼들이여. 스튜디오를 박차고 나온 트루먼의 해맑은 모습을 기억하십시요. 여러분들의 얼굴에 진정으로 밝은 웃음이 감돌도록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번 뒤돌아봅시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틀속에서 강요된 웃음이 아닌, 진심으로 자아를 찾은 뒤 행복감에 만취된 진정한 웃음을 위해서 말입니다. 비록 비현실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긴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을 제대로 풍자하고 있는 생생한 라이브 쇼, 그렇기에 왠지 섬찟한 느낌마저 들게하는 한 남자의 자아를 찾기위한 눈물겨운 스토리.

 [트루먼 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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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anix 2007. 3. 7. 22:36